안녕, 똘이 –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방법과 펫로스 증후군

By: rereconew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도 우리 똘이만은 예뻐했다.
워낙 조용하고 얌전해서 사고 한 번 친 적도 없었고,
뭔가를 해 달라고 보채는 일도, 배변 실수로 고생을 시킨 일도 없었다.
시추답지 않게 참 예뻤던 또리는
그렇게 17년을 가족의 수호천사처럼 살다 얼마 전 댕댕이별로 여행을 떠났다.

살아있는 것은 누구나 죽는다. 우리가 늘 걱정하는 부모님도, 자신보다 아끼는 자식들도 언젠간 죽게 마련이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기만 한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꼬물꼬물거리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그들은 모르는 사이에 우리보다 앞서가 버린다.

에디터는 얼마 전 반려견을 떠나 보냈다. 나이가 많아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해 뒀는데, 그건 준비한다고 될 일이 아니더라. 떠나 보내고 나니 괴로움과 죄책감, 후회와 슬픔이 밀려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좀 괜찮냐고 물어보면 글쎄… 사실 아직도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누구에게나 슬픈일이겠지만, 우리는 또 툭툭 털고 일어나야 한다. 그게 저 별 위의 우리 반려동물들이 바라는 것일 테다. 쬐그만 걔들도, 우리가 주저 앉아 울고만 있길 바라진 않을 게 틀림없다.



펫로스 증후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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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stoppers

펫로스 증후군은 문자 그대로 반려동물(Pet)을 상실(Loss)한 이후 겪는 우울감을 의미한다. 대체로 반려동물에 대한 죄책감, 슬픔 등 부정적 감정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에 펫로스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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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뉴스 캡쳐

아끼는 대상이 죽었을 때 슬픔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들의 죽음 이후 죄책감이나 우울감, 죽음의 원인(병 또는 사고)에 대한 분노는 심한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2012년에는 부산의 한 여성이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한 우울감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도 있었다.

흔히 하는 말로 ‘반려인구 1000만 시대’라는 말이 있다. 1000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인데, 달리 말하면 1000만 명이 기르는 반려동물들도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난다는 의미다. 반려동물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이별을 준비해둬야 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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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xhere

사실… 이별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세상 가장 어려운 일 아닐까. ‘마음의 준비’를 하는 법이라곤 했지만 그런 방법이 어딨을까. 점차 노쇠해가는 반려동물은 눈에 담기에도 아프고, 마음을 지그시 내리 눌러 또 아프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의 작별을 받아들일 준비를 미리 해 두셔야 한다. 만약 여러분에게 아주 나이 많은 반려동물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사랑한다고 말해주고(그들도 다 알아듣는다),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두시기 바란다.

또 ‘그 동안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보다는 ‘그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웠어’라는 마음가짐이 더 좋을 터다. 함께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찍어두는 것 역시 도움이 될 것이다.

노령견이나 노령묘를 기르고 있다면 미리 반려견 장례 절차를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갑작스러운 이별로 인해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궂은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으니까. 최근에는 반려동물 화장 및 장례식 업체도 있으니 집 주변의 동물병원 등을 통해 문의해두는 것도 좋겠다.



[번외] 반려동물의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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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kist

사실 “개 하나 죽었다고 유난을 떤다”는 말을 하는 이들도 많지만, 이번엔 굳이 그런 이들의 배려 없는 말을 귀 담아 듣지 않겠다.

반려동물 장례식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화장을 하고 유해를 유골함에 담아 준다. 혹자는 이것을 집에 보관하는 경우도 있고, 또 누군가는 반려동물이 생전 좋아했던 곳에 뿌려주기도 한다. 장례에 소요되는 비용은 2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이며, 장례 상품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간혹 반려동물이 좋아했던 물건도 함께 태우는 경우도 있지만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꼭 태우고싶다면 따로 태우는 것이 좋겠다.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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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lpaper Flare

반려동물을 완전히 떠나 보내고 나면 그때부터는 참아 뒀던 감정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하필 이때부터는 주변의 말들도 들려온다. 위에서 언급했던 “유난 떤다”부터 시작해, “이제 그만 잊으라”는 말이나 “그러게 있을 때 잘 하지 그랬냐”는 말 등.

만약 펫로스 증후군을 겪고 있다면 당분간은 이런 말을 멀리 하는 좋겠다. 반려동물을 키워본적 없는 사람이라면 여러분에게 있어 ‘반려동물의 의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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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xfuel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반려동물의 장례식은 3일간의 애도 기간도 없고, 추모객이 방문해 위로를 해 주지도 않는다. 그들의 죽음은 잊혀지기 너무 쉽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이제 그만 슬퍼하지 마시라’고 말하진 않겠다.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그리워하되 미안해하지 말고 고마워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은 디지털 액자가 있는데, 생전에 찍어뒀던 반려동물 사진을 잔뜩 담아 슬라이드쇼를 켜두는 것도 좋다. 내내 켜두면 오고갈 때마다 허전함이 덜 할 것이다. 그밖에 반려동물을 잃은 이들의 모임 등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 역시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새로운 반려동물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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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kist

사람마다 다르지만 반려동물을 잃고 나면 ‘다시는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을 것’이라 다짐할 수도있다. 반대로 “새로 한 마리 들여라”는 조언에 솔깃할 수도 있고. 하지만 대다수의 상담사들은 이런 행동을 그리 권장하지 않는다.

물론 새로운 반려동물이 마음에 위로를 해줄 수는 있겠지만, 너무 서두르는 것은 좋지 않다. 반려동물을 잃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전한 마음에 들인 새 반려동물에게 온전히 사랑을 쏟아주기 쉽지 않을 뿐더러 잘못된 집착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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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edpix

여러분이 새로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 자체는 찬성이지만, 여러분 스스로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 먼저 떠난 그 아이에게 못해줬던 만큼 더 잘해줄 자신이 있을 때, 함께 행복하게 살 자신감이 생겼을 때가 바로 적당한 시간일 터다.

만약 새로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겠다면 그것 역시 그것대로 좋다. 새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건 이미 한 번 이별의 통증을 겪어봤는데 그 고통을 다시 겪어야 하는 의미니까.



당신은 좋은 반려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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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media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이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것은 바로 죄책감이다. 살아있을 때 조금 더 잘 해줄 걸, 산책을 더 자주 시켜줄 걸. 그 땐 너무 아무것도 몰랐다며 자책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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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xels

하지만 여러분은 그들에게 좋은 주인이었다.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 짬을 내 산책을 시켜줬고, 두런두런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들려주기도 했고, 애정 어린 손길로 쓰다듬어줬고 맛있는 간식을 줬다. 따뜻하게 끌어안아주기도 했고, 가끔 야단을 치기도 했지만 늘 그들을 사랑해줬을 거다. 분명 여러분이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훨씬 더 잘해줬을 게 틀림없다.

만약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그 자그마한 아이들은 길에서 주인 없이 떠돌다 아무도 모르게 죽었을지 모른다. 위로가 될 지 모르겠지 요즘은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들을 끝까지 지켜준 것 만으로도 당신은 꽤 좋은 반려인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여러분은 그들을 잘 보호했고, 행복하게 해줬다. 그들도 분명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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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똘이 -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방법과 펫로스 증후군 12

몸에 난 상처는 자국을 남기지만 결국은 아문다. 마음에 난 상처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과의 추억이 희미해질 수는 있지만, 그들과 함께함으로 인해 느꼈던 행복은 계속해서 남아있을 것이다.

슬퍼하셔도 되고, 눈물이 나면 우셔도 된다. 하지만 죄책감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떠나보내주시기 바란다. 쉽지 않겠지만, 분명 우리 댕댕이, 냥이들도 우리의 행복을 바라며 다시 볼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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