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혼미해지는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결말 후기

By: rereconew

보 이즈 어프레이드 공식 예고
  • 타이틀: 보 이즈 어프레이드 / Beau Is Afraid
  • 개봉: 2023년 7월 5일
  • 러닝타임: 179분
  • 감독: 아리 애스터
  • 출연: 호아킨 피닉스, 패티 루폰, 카일리 로저스, 네이단 레인, 스티븐 헨더슨, 에이미 라이언 등
  • 장르: 어드벤쳐/공포/블랙코미디
  • 관람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 쿠키: 없음
  • 한줄 줄거리: 편집증을 앓고있는 보가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해 몸도 마음도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
  • 영화정보: 다음 영화정보 바로가기
  • 예매하기: CGV / 메가박스 / 롯데시네마

1. 아리 애스터의 신작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유전, 미드소마로 공포영화계에 이름을 크게 남긴 아리 애스터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개봉했다.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맡아 열연한 이번 신작은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서, 전작 같은 공포영화를 기대하고 영화관에 입장한다면 적잖히 당황하게 될 것이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엄마와 그 밑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아들에 대한 이야기로, 감독의 단편 영화 ‘보’의 확장판(?)격인 작품이지만 서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한다. 호불호 팍팍 갈리는 이번 영화, 개봉 당일 관람하고 왔다.

2. 보 이즈 어프레이드 중간까지의 줄거리

보 이즈 어프레이드 포스터
보 이즈 어프레이드 포스터

편집증 환자 보(호아킨 피닉스)는 비행기를 타고 엄마 모나(패티 루폰)를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 아버지의 기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꾸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결국 비행기 시간을 놓친다. 다음날, 보는 전화 통화로 엄마가 갑자기 떨어진 샹들리에에 머리가 터져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리적인 불안과 화장실에 들이닥친 웬 노숙인으로 인해 크게 놀란 보는 거리로 뛰쳐나와 경찰관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오히려 차에 치이고 묻지마 살인범의 칼에 찔리는 사고를 당한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토니의 방에서 눈을 뜨는 보

과거, 첫사랑이엇던 소녀 일레인의 꿈을 꾸고 일어난 보. 그 곳은 로저(네이단 레인)와 그레이스(에이미 라이언) 부부의 집이었다. 부부는 자신들이 보를 차로 치었는데, 로저가 외과의사라 자신의 집에 데려왔으며, 건강 체크를 위해 전자발찌를 채워놓았다고 설명한다. 로저 부부에게는 원래 군인이었던 아들이 있었지만 전장에서 사망했다.

부부는 아들의 전우였지만 극심한 트라우마 증세를 보이는 지브스, 그리고 막내딸 토니와 살고 있다. 보는 빨리 엄마의 장례를 치뤄야 한다고 말하지만, 부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보를 하루 더 쉬게 만든다. 보는 로저 부부네 집에서도 이상한 일들을 경험하는데, 토니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오해를 사게 되어 숲으로 도망친다.

숲을 헤매던 보는 나뭇가지를 모으던 임신한 여성을 만난다. 그녀는 숲에 버려진 고아들이 모여 살고 있는 장소로 보를 초대하고, 그 곳에서 보는 한 연극을 감상하게 된다.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해 긴 상상을 이어가다가 이내 현실로 돌아오는 보. 어머니에게 선물로 주려고 샀던 조각상을 여성에게 넘긴다. 그리고는 한 노인과 눈이 마주친다.

노인은 로저 부부네 집에서부터 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보는 그와 대화하며 그가 혹시 아버지가 아닐까 직감한다. 하지만 그도 잠시, 전자발찌의 gps를 확인하며 보를 쫒아온 지브스가 수류탄을 날려 노인을 살해한다. 크게 난리법석이 벌어지고 지브스가 도중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전자발찌 버튼을 누른다. 보는 감전당해 기절한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보와 엄마의 과거 모습

기절한 보는 어머니 모나의 꿈을 꾼다. 모나는 어린 보에게 보의 아버지가 심장이 약해 결혼식날 밤 복상사했다고 알려주고는 아이가 가지고 싶어 남편을 무리시켰던 것과, 보가 심장병을 물려받았단 사실에 괴로워한다. 그 후, 보는 아버지가 갖고 싶다며 떼를 쓰는 어린 보를 보게 된다. 엄마는 어린 보를 다락방에 가둬버린다. 꿈에서 깬 보는 히치하이킹을 하여 무사히 모나의 집에 도착하지만, 장례식은 끝난 지 오래였다. 시신에는 머리가 없다.

보는 모나가 일궈왔던 기업 MW에 대해 선전하는 다양한 액자를 천천히 감상한다. 자신의 사진이 이런저런 광고에 실려있다. 보는 직원 사진을 모아놓은 큰 액자에 로저와 일레인의 얼굴이 보인다. 소파에 누워 잠시 잠을 청하던 보는 누가 찾아온 것을 알아차린다. 첫사랑이던 일레인이었다.

3. 보 이즈 어프레이드 리뷰, 전체적인 관람 후기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수상한 로저와 수상한 지브스.

아리 애스터의 전작들을 너무 재미있게 보기도 했고, 관객들에게 정신공격(?)을 날리는 영화를 평소 좋아하는 편이라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가 컸다. 이번 영화는 공포영화라 하기엔 너무나 고요하고, 무서운 장면이나 깜놀할 만 한 장면도 전혀 없다. 심리 드라마, 블랙 코미디 정도로 생각하면 알맞지 않을까.

2020년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던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와 비슷한 느낌인데, 보 이즈 어프레이드 쪽이 비주얼이나 내용적으로 더 강렬하고 나름 직관적이라 이해하기엔 더 편했다.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괴상한 영화를 감상할 땐 스토리 진행에 집중하면 그냥 괴로워 질 뿐이니, 그저 불안한 정서를 가진 주인공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내용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영화라 인식하고 보는 게 편하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연극의 주인공이 된 망상을 하는 보

SNS 반응을 살짝 찾아보면.. ‘3시간동안 관객의 정신병을 유발시키는, 호불호 엄청 갈리는 괴상한 영화’라는 평이 많은 것 같은데(ㅋㅋㅋ)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보았다. 아리 애스터 영화는 늘 ‘어딘가 이상한 가족’을 주제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사랑하고 애틋해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지만, 반감이나 답답한 굴레 등을 느껴본 경험도 분명 있기에 그의 영화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영화는 집착하는 엄마와 집착당하는 아들의 관계를 주제로 했다. 전작들에도 주인공이 아싸에 가까웠는데, 보는 정말 루저 그 자체. 거기에 편집증, 공황장애같은 증세도 보이는데 호아킨 피닉스 아저씨의 신들린 연기력이 날 숨막히게 한다. 보에게 닥쳐오는 끝나지 않는 시련들(…)이 너무 벅차서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정신데미지가 훅훅 들어온다. (*칭찬임*) 영화 후반부, 영화의 퍼즐이 맞춰져도 정신공격이 끝나지 않고, 감독의 트랩에 걸렸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진짜 끝까지 너무한 사람이네… (*칭찬임*)

감독이 그동한 하고싶은거, 해보고 싶었던 거 이것저것 다 해 봤구나 싶고, 유전이나 미드소마에서도 가끔씩 튀어나왔던 감독 특유의 요상한 개그센스(*특:내취향*)도 여전해서 너털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미술, 연출, 음향 효과는 여전히 좋다. 다음에는 혹시 아빠 이야기가 나오려나?

🤔 이런 사람들 관람 추천: 이상하고 모든게 과한 영화에 관심이 가는 사람, 정신공격 당하고 싶은 사람, 아리 애스터 팬, 심리 관련 영화에 관심있는 사람 등

4. 보 이즈 어프레이드 결말 (*스포 주의!*)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엄마 모나

보는 일레인과 사랑을 나눈다. 보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눈을 뜨지만… 일레인은 보의 위에서 딱딱하게 굳어 있다. 복상사 해 버린 것이다. 보가 놀라 침대 밑으로 나자빠지고, 이내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보의 어머니 모나다. 그녀는 살아있었다! 관 속 머리없는 시신은 유모인 마사의 시신이었다. 모나는 마사에게 가족이 평생 먹고 살 만한 큰 돈을 주고 자기 대신 죽게 한 것이었다.

모나는 보에게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건 이런거라며 크게 역정을 낸다. 지금까지 상담사와 했던 상담 기록은 모두 모나에게 공유되고 있었다. 속마음을 들키고 궁지에 몰리게 된 보는 아버지에 대해 알려달라 울부짖고, 모나는 그를 다락방에 집어넣는다. 그 곳에서 보는 갇혀있는 어린 자신, 그리고 거대한 거시기 괴물인 아빠를 만난다. 어디선가 달려온 지브스가 거시기 괴물을 찌르고, 거시기는 지브스를 찔러 살해한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그레이스와 대화하는 보

다락 밑으로 떨어진 보에게 모나는 내가 저런 것들로부터 널 지키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이라 말한다. 보는 잘못했다고 빌지만 모나는 보를 용서하지 않는다. 네가 싫다는 말에 화가 난 보는 모나의 목을 조르고 모나는 고꾸라진다. 보는 집에서 도망쳐 보트를 타고 웬 동굴로 들어간다.

갑자기 어디선가 조명이 켜지고, 큰 경기장이 등장한다. 모나와 모나의 변호사, 그리고 보를 담당하는 한 초라한 변호사가 갑자기 등장해 보에 대한 공개 재판을 진행한다. 과거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판정이 보에게 매우 불리하게 진행되고, 보의 변호사는 중간에 누군가에게 떠밀려 죽어버리기까지 한다. 보가 타고 있던 배의 모터에 불이 붙고, 폭발이 일어나면서 보는 물에 빠진다. 뒤집힌 보트가 움찔거리더니 이내 조용해지고, 관객들은 점차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모나는 보를 부르며 오열한다.

5. 보 이즈 어프레이드 해석? (*스포 주의!*)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로저 부부와 밥을 먹는 보

이 영화는 위에 적은대로, 엄마의 집착에 의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남자의 심리를 아주 과도하고 표현한 영화다. 보의 설정이 편집증 환자이기도 하고, 실제 상황과 상상의 경계가 애매하게 표현되어있어 보는 내내 수수께끼 투성이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조금씩 퍼즐이 맞춰진다. 디테일이 촘촘한데 사람에 따라 해석이 갈릴 여지도 풍부해 보인다.

가장 쉽게 떠올려 볼 수 있는 건 모나의 기업인 ‘MW’다. MW는 영화 초반 보가 먹는 냉동식품에도 적혀있고, 보가 들르는 편의점 간판에도 적혀있다. 보가 사는 아파트, 나아가 이 영화 제작에까지 기업이 관여한 것으로 나온다. 일레인과 로저는 MW 직원이다. 이런 걸 보면 모나가 보를 지금까지 어떻게든 감시하고 통제해 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죄를 짓지 말라고 하고, 78번 채널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그레이스는 보의 재판이 열릴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리 애스터의 다른 영화들은 주인공이 벼랑 끝에 몰려 고통받다 마지막에 컬트집단의 추대를 받는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벼랑 끝에 몰렸다가 결국 꼴사납게 추락한다. 마지막에 보는 정말 죽은 걸까? 엄마의 통제로부터 비로소 해방되었음을 표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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